택배기사가 황금연휴였던 5월 4일 밀려드는 물량에 과로하다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6일 전국택배노조 등에 따르면 CJ대한통운 광주 장수터미널에서 근무하던 택배기사 정모씨(42)가 지난 4일 오전 숨졌다. 가족들에 따르면 자택에서 잠을 자던 정씨는 갑자기 비명을 지른 뒤 의식을 잃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부검결과 사인은 심정지로 인한 돌연사였다. 가족들과 동료들은 정씨가 과로사로 숨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택배노조에 따르면 정씨에게는 아무런 지병이 없었다. 이 때문에 택배노조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평소보다 훨씬 늘어난 배송 물량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의 평소 근무량을 알고 있는 주변 동료들은 모두 하나같이 “최근 늘어난 택배 물량 업무로 인한 과로사다”라고 입을 모았다.
배송 기록을 보면 정씨는 2월에만 9960개의 택배를 배송했다. 코로나19 이전 숙련 택배 기사가 한달에 7~8000개를 배송한 점을 감안하면 크게 늘어난 양이다. 3월에는 1만1330개, 4월에는 1만288개를 배송했다.
노동시간 역시 크게 늘어 정씨는 오전6시에 출근해 오후9시에 퇴근하는 일이 잦았다고 한다. 이렇다할 휴식시간도 없이 하루 15시간동안 무거운 상자를 나른 것이다.
정씨의 동료 박재균씨(47)는 “1만개를 넘긴다는 건 말이 안된다. 1만개는 살인적인 물량이다”라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6일 광주시 남구 CJ대한통운 물류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책임은 CJ대한통운에 있다”며 “택배기사들은 늘어난 물량을 하루 안에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과도한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전국택배노조 선창길 호남지부장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정씨는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과 완도로 행을 가기로 했는데, 여행 전날 삶을 마감했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